한복을 만든 지는 30년 되었다. 한복 만드는 일은 대를 이어 잇고 있다. 외할머니로부터 친정 엄마로 그리고 나와 전라도에서 동생이 이어서 하고 있다. 직접 재단하고 디자인도 개발한다. 그리고 직접 바느질과 동양자수까지 신경 써서 작품 한 벌을 완성한다.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하는 고된 작업이다. 그러나 내가 만든 한복을 입고 환하게 웃는 손님들을 보면 그 고단함이 눈 녹듯 사라진다. 그만큼 작품마다 느껴지는 자부심과 성취감이 엄청나다.

친정아버지는 그림을 그리셨다. 아버지가 주신 색에 대한 예술적인 감각은 디자인 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직접 제작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시도할 기회가 많다. 남들과 똑같은 기성 한복이 아니라 이 세상에 한 벌뿐인 나만의 한복을 만들어 드린다. 그래서 우리 가게엔 아름아름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국악인이 많다. 내가 만드는 것은 그냥 한복이 아니라 작품이다.

이 자리에 다시 서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다. 그래서 멀어지려 애쓰기도 했다. 그런데 아무리 멀어지려 애써도 다시 돌고 돌아 이 자리로 돌아오게 되더라. 그렇다면 한번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차별화된 한복을 만들려고 지금 이 순간에도 노력하고 있다. 작업 과정에서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완성하고 나면 그 힘든 과정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다. 어쩔 수 없는 천직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