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른다섯 살부터 28년간 장사를 했다. 나이가 많은데도 간혹 주변 사람들이나 손님들이 젊어 보인다고 칭찬을 해준다. 그런데 그 칭찬이 마냥 싫지만은 않다. 젊을 때는 50이라는 나이도 할머니로 생각했었는데 내 나이가 70이 다 되어가다 보니 그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구나 싶다. 아직도 젊을 때랑 마음이 똑같으니 하는 소리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몸은 늙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 세월이 그냥 흘러버린 시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지금 내 나이가 부담스럽지만은 않다.

지금 이 가게는 내가 분양 받은 것이기 때문에 임대료가 나가지 않아 가게를 운영하는데 부담이 크지는 않다. 그런데 가게를 세를 주고 쉬고 싶어도 상가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세를 놓기가 힘들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장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나이도 있어서 좀 쉬면서 편히 살고 싶은 마음도 없지는 않은데 그게 쉽지 않다.

장사를 해보니 이래저래 해도 무조건 싸게 파는 게 제일인 것 같다. 친절도 싼 가격 다음이다. 그래서 인건비로 나가는 돈을 줄여 이익을 적게 남기고 저렴하게 파는 것이 바로 내 판매 전략이다.

예전엔 카드도 없고 그냥 다 현금이었다. 인터넷도 없어 사람들이 매장에 찾아와 실제 만져보고 입어보고 옷을 구입했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시 했던 일들이 지금은 번거로운 일이 되어버렸다. 장사하는 사람도 예전에 백 명이었으면 지금은 천 명, 만 명이 되었다. 그냥 경기 탓만 하기엔 시대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시장도 그런 시대상황에 맞춰 변화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좀 더 젊은 사람들이 힘을 써주었으면 좋겠다.

남들 놀 때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때는 모두 그렇게 살았다. 그래도 힘든지도 모르고 살았다. 그 덕분에 지금 조금은 여유 있게 살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뿐이다. 더 바랄 것도 없다. 그냥 건강하고 열심히 내 일하면서 살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양정순. 사랑해”